中和의 德 감초차

한방차를 연구하면서 감초차에 대한 이야기는 좀 아껴서 뒤에 하고 싶었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비방 한 두개는 가지고 있듯, 조금은 감추고 싶은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약방에 감초란 말이 있듯이 감초는 한방을 대표하는 약재이다. 전공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다른 한약재의 이름은 몰라도 감초는 아마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이다.

「本草經蔬」에서 말하기를 “장중경의 상한, 잡병 두 책에서 전체 처방이 250가지인데, 감초를 쓴 것이 120가지다.” 라고 말할 정도로 감초는 한방의 많은 처방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약재이기도 하다.

많이 알려져 있는 약재라서인지 약선 요리의 단골소재가 되기도 한다. 감초는 그만큼 쓰임새도 많고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오로지 감초 一味로 만드는 감초차는 기본적으로 단맛이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기호도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특히 차로 마시는 것은 은은한 단맛으로 혀끝에 다가오기에 한방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비교적 무난히 마실 수 있는 차이다.

감초는 그 쓰임새도 다양하지만 차로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에 초점을 두고 말해보겠다.

요즘 역류성 식도염으로 항상 인후가 깔깔한 사람들이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사, 음주, 끽연 등이 원인이 되어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요즘의 아주 흔한 대표적인 질환이 아닌가 한다.

사실 약을 먹어도 그때 뿐이고 증상이 조금 완화되었다가 재발을 자주하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살아간다.

원인은 식도괄약근의 긴장으로 인해 완급조절이 잘되지 않아 위산이 식도와 인후로 올라오는 것을 완전히 차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초는 근육의 경직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작용이 있고. 瀉火 解毒하는 효능이 있으니 신경의 화기로 위산이 역류하는 것을 가라앉게 하고, 위산의 독을 중화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 작용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초차는 역류성 식도염의 예방 및 완화에 좋은 차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역류성 식도염 역시 신경증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감초차는 그 외에 현대인의 여러 불안신경증에 좋은 차가 된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대처해야 될 상황이 워낙 많아 불확실함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불안신경증 역시 흔한 증상이 되었다. 비교적 마른 체형에 매사가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사람이라면 감초차는 약이 된다.

본초서에서 “감초는 모든 허약성 질환과 놀라서 두근거리는 증상을 치료한다. 虛하면서 熱이 있는 경우는 모든 경우에 가해서 쓴다고 하였으니…”

감초차는 만들기도 쉽다. 편으로 뜬 감초 몇 조각을 후라이팬에 올려놓고 약간만 뒤집어 구우면 자감초가 되는데, 이를 거름망에 담아 뜨거운 물에 담그면 금방 조금씩 노란색의 감초물이 추출되어 나온다. 물론 감초를 생용으로 써야 할 경우라면 생감초를 조금 오래 침출하면 된다.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