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귤피이야기를 하자면 할 말이 많다.

한약재로 쓰이는 진피를 구하기 위해 처음으로 귤피에 관심을 가졌고, 먹을 수 있는 귤의 껍질을 찾아 들어가면서 많은 인연과 사연들이 생겼다. 그때가 8∼9년 전의 일이니까 모든 사람들이 귤의 껍질은 버리는 것으로만 생각했지 당연히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한약을 처방하는 입장에서, 농약을 치지 않은 친환경으로 생산된 귤의 껍질만이 진피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친환경 귤을 찾았지만, 그때만 해도 친환경 귤의 재배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다.

제주도 감귤 연구소를 찾아 귤의 품종을 조사하고, 중약대사전을 뒤지면서 어떤 것이 약용으로 쓰이는 지 기원식물을 찾아보기도 하며, 본초학 교수님과 함께 여러 가지 귤의 유전자 검색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제주도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제주도의 토종귤인 ‘산물’의 존재를 찾아내고 기사화한 일에서부터, 친환경 농가단체들과 일을 만들다가 실패한 일들, 최초로 귤껍질을 차로 만들어 박람회에 출품하던 일 등등…. 그러면서 귤을 껍질째 통째로 먹는 버릇도 생겼다.

귤을 통째로 과일이라고 생각하고 껍질째 한번 먹어 보시라.

필자는 제주사람들이 권하는 대로 귤을 통째로 한번 먹어보니 귤 알맹이만 먹는 것보다 오히려 새콤하며 깊은 맛과 씹는 맛이 훨씬 더함을 느낄 수 있어 작은 사이즈의 귤이라면 무심결에 그대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일본에서 귤피차의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일본의 한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산 橘皮減茶 소개글.

그리고 최근 귤피차 때문에 일본사람들과 아주 가까이 지낸 일이 있었다.

일본의 한 여성이 한국출장 중에 지인의 소개로 구입한 귤피차를 마셨는데 몇 킬로의 군살이 빠졌다며 회사로 연락이 왔었다.

귤피차의 다이어트효과는 잘 알려져 있어 그러려니 하며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외국에서 그런 연락이 오니 좀 뜻밖이긴 한터였다.

사실 귤피차는 처음 마시면 좀 맹숭맹숭하다. 남성들은 잘 마시지 못하지만 여성들은 향미 탓인지 그럭저럭 마실 수 있는 정도다. 그러나 귤피차를 계속 마시면 어느 샌가 귤피차의 마니아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마 귤피의 효능이 조금씩 몸으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컴퓨터의 사용을 일상 생활화하고 있는 현대인들은 당연히 기의 순환이 나쁠 수밖에 없다.

기의 순환이 나빠지면 인체의 자율적인 온도조절이 안 되면서 가슴으로는 열이 몰려 답답해지고, 손발은 순환이 안돼 냉해지는 현상이 생긴다. 그러면서 몸은 붓기 쉽고 여기다가 운동까지 하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식 한다면, 체중증가는 당연히 이어지는 코스가 된다. 이러면 몸은 기분도 나빠지고 짜증이 잘나면서 무겁게 된다.

한의사라면 잘 아시다시피 기의 순환을 도와주는 귤피차가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하게 해준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일본여성은 자기의 경험담을 일본의 한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 파워 블로그의 운영자의 관심으로 그 블로그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다시 퍼나르기를 하는 바람에 귤피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일본여성들이 단체로 한국을 찾아와 한국의 영천이란 작은 도시까지 방문하여 한방을 체험하게 되고 일본에 정식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 것이지만….

이런 추세로 본다면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도 그들의 기호에 맞는 귤피차가 많은 사랑을 받을 것도 같다.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