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잎으로 만드는 복합차

거창 고정제로 가는 길 옆에 뽕나무 오디가 열려있어 무심결에 손이 갔다. 다 익어서 까만 오디, 빨갛게 반쯤 익어가는 오디는 우리네 어린 시절의 간식이었다. 그렇게 달지는 않았지만, 심심한 입을 달래준 즐거운 기억으로 인해, 오디가 달린 뽕나무를 보는 것은 참 기분 좋았다.

뽕나무 오디.

한동안 뽕나무와 관련된 약재를 연구하기 위해 국내 양잠농가는 물론 중국, 베트남, 라오스등 외국의 양잠농가를 찾아다닌 적이 있다. 백강균에 의해 하얗게 자연사한 백강잠을 수집하는 일, 백강잠은 썩지 않고 잘 건조돼 투명한 유리 같은 단면이 나타나야 상품이라고 산지의 농민들과 대화하며, 누에의 똥(蠶砂)을 이물질과 섞이지 않게 잘 건조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일을 하면서, 필자가 방문한 뽕나무 산지는 대부분 도시와는 떨어진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청정지역이다.

백강잠, 원잠아, 잠사, 상백피, 상지, 상엽, 상심자는 모두 뽕나무와 누에를 치는 마을들에서 생산되는 약재들이다. 이는 뽕나무는 모든 부위가 약재로 이용되며 뽕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 역시 중요한 약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뽕잎차.

누에는 뽕잎을 먹고 살지만 농약 등 환경 오염물질에 너무나 민감하여 뽕잎이 조금만 오염이 되도 곧 죽어버린다. 그래서 누에를 먹이기 위해 뽕나무를 기르는 곳은 아주 청정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야 하고 관리 방식 또한 아주 청정해야 한다. 다행히 뽕나무는 병충해에 강해 약을 치지 않더라도 잘 자란다.

예로부터 양잠업은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지금은 양잠을 하지 않더라도 뽕밭은 도처에 있어 마음만 먹으면 많은 양의 채취가 가능하다. 뽕잎과 관련된 많은 연구결과로 뽕잎은 성질이 무독하여 장복해도 또한, 많은 량을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뽕잎차는 풀내음이 있고 맛이 덜하다. 대신 뽕잎과 구기자를 7:3 비율로 복합하면 환상적인 맛이 나온다. 기능성 역시 더 뛰어나다”

뽕잎에는 중성지방을 분해하고 콜레스테롤을 억제하여 당뇨, 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개선시키는 효능이 있고, 뇌의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여 중풍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다. 부기를 내리며 변비를 풀어주는 등 인체의 노폐물을 잘 배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용이 있으니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해결하는 많은 효능을 가진 좋은 약재라고 볼 수 있다.

뽕잎구기자차.

이처럼 청정한 원료로서, 안전하고, 값도 싸면서 구하기도 쉽고, 효능 좋은 뽕잎과 같은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뽕잎의 유효성분은 물에 잘 녹는다. 단순히 우리기만 해도 유효성분의 추출이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음용할 수 있는 건강차로 뽕잎은 정말 모든 것을 갖췄다. 오래 마실수록 좋으니 다양하게 마시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뽕잎차는 풀내음이 있고 맛이 덜한 편이다. 그러나 살짝 비벼서 로스팅하면 보충이 되지만 그래도 맛이 조금 부족한 느낌은 남는다. 이 점을 한의사들은 복합처방으로 맛을 낼 수가 있다. 구기자, 대추, 둥글레 등 구수하고 달착지근한 맛을 내는 재료와 복합하면 양자의 단점을 보완한 복합차가 탄생한다. 물론 기능성 역시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필자가 해보니 뽕잎과 구기자는 7:3 비율이 환상적인 것 같다.

허담/ (주)옴니허브 대표.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