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의 한방차

“교고람(絞股藍)차와 묘수(猫鬚)차는 운남성의 대표적인 약용차다. 그동안 필자의 연구로 볼 때 교고람은 한의원 茶劑로 처방하거나 비만증 응용약재로 개발하면 좋을 듯하다.”

교고람차.

중국 운남성에는 아주 많은 소수민족이 있다. 문화와 생활양식은 물론 언어마저 다른 민족들이 열대우림의 밀림과 고원지대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다양한 환경 만큼이나 생물종이 풍부하고, 각 민족마다 약초를 이용하는 방식이 독특해 가히 ‘약초자원의 보고’라 할 만하다. 특히 운남백약(雲南白藥)은 모든 출혈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지혈제로 중국 전역에서 사용되는 명약이다. 중국 정부가 운남백약(雲南白藥)을 구성하는 약재의 종류와 제조법을 국가 기밀로 보호하고 출입과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을 정도다.

운남성은 예로부터 대엽종 노거수 차나무에서 채취한 차엽으로 발효 숙성시킨 ‘보이차’가 유명하지만 그에 못잖게 민간요법처럼 전해오는 약용차 또한 많다. 대표적인 약용차로 쿤밍공항에서도 파는 ‘교고람(絞股藍)차’와 비뇨기과 질환에 아주 효과가 좋아 ‘腎茶’로 알려진 ‘묘수(猫鬚)차’가 있다.

묘수초.

쿤밍공항에서 교고람차가 금방 눈에 띈 것은 필자가 그동안 조사연구하고 있던 약초이기 때문이다. 교고람은 한국에서도 자생하고 있는 ‘돌외’라는 식물인데, 중국에서는 칠엽담(七葉膽)이란 약재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한국인삼보다 사포닌 함량이 더 많아 남방인삼으로 불리기도 하며, 그 효능이 탁월해 중국과 일본에선 벌써 많은 현대적인 연구가 진행됐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연구단체 역시 많은 연구를 진행해 현재 모 바이오벤처 기업이 비만과 대사증후군에 관한 특허물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묘수초 재배지 설명 팻말.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 자생하고 있으며, 한때 ‘덩굴차’라는 이름으로 개발돼 1980년대 초반에 큰 붐을 일으켰다. 교고람차를 마시고 나면 한동안 입안에 단맛이 돈다. 마실 때 쓴맛이 조금 있지만 뒤에 남아있는 단맛 때문에 쓴 느낌을 별로 받지 못한다. 특이한 것은 청열해독의 작용과 함께 보신강장(補腎强壯)의 효능이 같이 있다는 점이다. 문헌에 기재된 내용도 그렇고, 이 차를 마셨던 많은 사람의 경험담도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동안 필자의 연구로 볼 때 교고람은 우리 한의계가 충분히 응용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약초자원이라고 본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만성기관지염, 천식, 피로 감퇴, 발기력 향상 등등…. 교고람의 많은 효능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한의원의 차제(茶劑)로 처방하거나 비만증에 응용할 수 있는 약재로 개발하면 좋을 듯하다.

묘수(猫鬚)초는 그 식물에 핀 하얀 꽃이 마치 고양이 수염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운남성 시솽반나에 주로 거주하는 ‘다이족’이 가정 상비약처럼 집 주위에 심어 애용하고 있다. 이런 모습이 신기해 다이족의 기이한차(傣族怪茶)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차다. 시솽반나에 있는 南藥園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그 설명을 대체해 본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