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생리와 한방차

익모초.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남자라면 한 번쯤 당해 봤을 ‘원산폭격’이란 벌칙을 여자들은 잘 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봤다. 하복부와 골반으로 무게 중심이 치우친 여성들은 머리를 바닥에 박고 엉덩이를 치켜들며 두 손을 깍지 껴서 허리에 대는 원산폭격의 자세를 균형이 잡히지 않아 잠시라도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녀 간의 무게 중심이 이처럼 다르듯 여성과 남성은 타고난 성정과 생리가 분명 다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여성들의 활동이 다양해지고 늘어나면서 많은 분야에서 여성들끼리 경쟁은 물론 남성들과도 거칠게 경쟁해야 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들도 남성들처럼 본능적으로 무게 중심을 어깨 쪽으로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기운의 중심이 상부로 쏠리면 하복부는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무게 중심이 상반신으로 치우칠수록 어깨는 굳어지고 하복부의 혈액 흐름은 약해진다.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해야 할 준비로 따뜻하고 편안해야 할 하복부와 골반은 오히려 순환장애로 불편하고 차가워지면서 호르몬의 불균형까지 초래하게 된다. 이것이 요즘 여성들이 생리와 관련된 많은 불균형을 호소하는 원인이 아닐까 한다.

“하복부 기혈의 흐름을 도와주는 茶劑를 틈틈이 차로 마신다면 생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클 것이다”
“생리증후군으로 본인은 괴롭지만 양방이나 한방이나 크게 신경도 쓰지 않고 병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일당귀.

생리증후군으로 본인은 괴롭지만 막상 병원을 찾으면 양방이나 한방이나 크게 신경도 쓰지 않고 병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모든 의료체계가 질병 위주로 짜여지다 보니 생활과 관련된 본인의 불편함은 크게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방 茶劑의 틈새가 있다고 본다.

미병(未病)을 치료하는 한의학의 강점을 살려 평상시에 하복부의 기혈의 흐름을 잘 만들어 주는 약재로 茶劑를 만들어 틈틈이 차로 마신다면 생리증후군을 예방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꼭 부인과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생리증후군에 관련된 차제를 만드는 일은 한의사들에게 식은 죽 먹기와 같은 일이 아닌가.

지구 인구의 반이 여성이고, 여성인구의 대부분이 생리를 한다는 사실은 우리 한의사에게 기회 요소다. 필자 역시 이런 기회 요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양방보다 한방이 훨씬 더 접근하기 좋은 부분이 있다면 한의사라면 누구라도 살려내야 한다고 본다. 그날만 되면 이유 없이 짜증나고 불편해 지는 여성들을 위해 익모초, 귤피, 당귀, 회향을 배오해 ‘그날의 차’를 만들어 보았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