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관한 유익한 정보

러시아인들에게 한방차를 설명하고 있는 필자(맨 왼쪽).

“유럽조차 브랜딩한 홍차가 대세가 되었다. 중국 쟈스민차도 인기다. 커피 역시 맛의 다양한 변주를 꾀한다. 한방차와 함께 하는 브랜딩의 묘미는 약재 만큼 정말로 다양하다.”

한방차, 커피 그리고 차. 좀 발칙한 생각이지만 이 세 가지를 섞으면 어떤 맛일까. 아마 상상하기 싫은 맛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정교하게 튜닝해 들어가면 의외로 다양한 맛의 세계로 빠져드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며칠 전 다인들을 대상으로 녹차와 차사발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인터넷신문사를 운영하시는 선생님으로부터 녹차와 궁합이 잘 맞는 한방차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기존의 녹차가 오랜 전통을 가지고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뭔가 트랜드가 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다인들조차 녹차와 다른 맛을 브랜딩한 좀 더 다양한 맛을 찾아보려는 욕구가 있다면서 거기에 우리가 만들고 있는 한방차를 접목하면 시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홍차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서조차 이미 브랜딩한 홍차가 대세가 되었다. 오렌지 복숭아 체리 스트로베리 등

식품박람회장에 출품된 브랜딩된 홍차.

다양한 과일향을 섞거나 잘 알려진 베르가못이나 바닐라의 향들을 브랜딩하여 다양한 색깔과 향을 즐기고 있다. 중국 남방에선 차를 발효하는 과정에 쟈스민을 첨가해 쟈스민차가 만들어지는 것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바이다.

유럽조차 브랜딩한 홍차가 대세가 되었다. 중국 쟈스민차도 인기다. 커피 역시 맛의 다양한 변주를 꾀한다. 한방차와 함께 하는 브랜딩의 묘미는 약재 만큼 정말로 다양하다.

커피 역시 우유, 향시럽, 코코아, 시나몬, 아몬드 등이나 꼬냑과 같은 고급 술 등과 브랜딩을 하거나 토핑을 하면서 맛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고, 많은 매니아층에서는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브랜딩 소재를 찾고 있다.

한의사는 한약재를 자유자재로 다스리는 의사다. 한약재를 중국이 ‘차이니즈 허브메디신’이라고 하며 주도권을 잡아나가는데 대응해, 세계의 다른 일각에서는 서양허브에 비교해서 아시아권에서 두루 사용되는 약초라는 의미로 ‘아시안 허브’라고 칭하고 있다. 어떻던 우리 한의사는 한약재의 주도권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 꼭 의료가 아니라 요리나 음료 등 어떤 분야에서라도 한약재가 사용되는 곳이라면 우리가 전문가 역할을 자임할 수 있는 것이다.

한방차와 브랜딩한 커피의 추출.

몇 년 전 커피에 둥글레를 첨가해 한방커피를 만들어 제조법을 정리하고 그에 대한 기호성과 기능성을 조사해 식품연구원과 함께 논문집에 실은 적이 있다. 커피의 자극성을 완화하고 뒷맛이 훨씬 깔끔해져 커피 애호가층을 넓힐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에서는 귤피와 황기 그리고 커피의 브랜딩을 통해 깔끔한 맛을 더하고 맛의 지속력을 높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약재의 종류 만큼이나 한방차와 함께 하는 브랜딩의 묘미는 정말로 다양하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나카소네 전 총리도 건강 위해 먹는다 

40년간 현미 연구 외길 …“잘 먹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

“먹는 데도 길(道)이 있다.”

현미효소에 빠져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이와사키 데루아키(岩崎輝明) 겐마이고소 사장의 말이다. 그 길을 따라가면 건강해지고, 벗어나면 병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홋카이도에서 그를 만났다. 한방의 생활화를 추구하는 옴니허브의 허담 대표가 동행했다.

홋카이도(北海道) 지토세 공항에서 도야 건강관이 있는 도야호반((洞爺湖畔)까지는 자동차로 약 2시간 걸린다. 겐마이고소(玄米酵素)가 운영하는 도야 건강관은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현미식과 온천욕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곳이다.
지난해 7월 선진8개국(G8) 정상회담 장소로 선정됐을 만큼 아름다운 도야호반에 자리 잡은 이 건강관으로 전국 각지의 현미효소 애호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일본의 최고령 쌍둥이 할머니도 이곳을 찾아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곳까지 어떻게 찾아갈까 고민했는데 고맙게도 겐마이고소의 노자키 마사키(野崎正輝) 고문이 직접 마중 나와 자동차로 안내했다.차 안에서 노자키 고문이 1935년생이라는 말을 듣고 황송해 몸 둘 바를 몰랐다.

식사도 3원칙과 건강 10훈

부모뻘인 노자키 고문은 마이니치 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마친 후 이 회사에 재입사해 지금까지 현역으로 일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건강비결을 묻자 “특별한 것은 없고 매일 빠짐없이 현미효소를 먹고 있다”고 대답한다. 동행한 한방제약회사 옴니허브의 허담 대표(한의사)는 도로 옆 산속에 빽빽이 들어선 자작나무의 생장 상태를 보면서 “도야호반은 건강을 위한 천혜의 공간”이라며 감탄을 연발한다.

한약재와 차의 재료로 쓰이는 자작나무가 무척 탐나는 눈치다. 도야 건강관에 도착한 후 방을 안내 받고 저녁식사 전 노천탕에서 몸을 풀었다. 뜨거운 온천물이 고요한 공간에 연방 입김을 불어댄다. 식사는 현미식이다. 약간 까칠한 느낌의 현미밥에 검은 깨와 천연소금을 살짝 뿌려가며 먹는다.

일본식 된장국에 반찬은 오이, 당근, 두부, 호박 등을 밋밋하게 조리한 것뿐이다. 육류는 전혀 없다.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담백한 맛이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을 것 같았다. 건강관 직원은 “이곳에서 3일만 머물면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 같은 중병 환자들도 이곳에서 요양하면서 호전된 사례가 수없이 많다고 한다. 갤러리까지 갖춘 도야 건강관은 이와사키 데루아키 겐마이고소 사장의 건강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1988년에 건립됐다.이곳에서는 이와사키 사장이 만든 식사도(食事道)에 대한 강의를 듣고 현미식을 체험하게 된다.

그는 무사도(武士道)처럼 식사도라는 것을 만들어 식사를 통한 건강혁명을 꾀하고 있다. 식사도는 육류를 피하고 현미와 채소 위주의 옛날 일본식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식사도에는 3원칙이 있다. 첫째는 인간에게 적합한 곡물과 야채를 중심으로 식사해야 한다는 ‘적응식(適應食)’이다. 둘째 원칙은 ‘신토불이(身土不二)’ 제 땅에서 채취한 식물을 먹자는 것이다. 마지막은 ‘일물전체식(一物全體食)’이다. 야채든 생선이든 되도록 전체를 먹도록 권한다. 도야 건강관에 오는 사람들은 식사도 3원칙과 각론에 해당하는 ‘건강 10훈(訓)’을 실천해야 한다.

’건강 10훈’은 육류를 적게 먹고 야채를 많이 먹을 것, 설탕은 적게 과일도 적당히 먹을 것, 소금을 줄여 싱겁게 먹을 것, 가공식품을 삼갈 것, 배는 8할 정도만 채우고 잘 씹을 것, 명랑하게 생활할 것, 편안하게 잘 것, 배변을 잘할 것, 적당하게 운동할 것,

먹는 것이 생명이라는 걸 기억할 것

이와사키 사장은 이러한 식사도와 함께 과립 형태의 발효현미효소인 ‘하이겐키’를 보급하고 있다.

현미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완전식이지만 조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잘 씹지 않으면 소화가 잘 안 돼 기피하는 사람도 많은 게 사실이다.

현미의 각종 영양소를 보통의 식사를 하면서도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겐마이고소가 만든 하이 겐키다. 이와사키 사장은 개발 목적을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는 고혈압이거나 위험에 노출된 사람이 3100만 명이나 됩니다. 당뇨병 환자도 740만 명이 넘지요. 장수국가라는 영예의 뒷면에는 병상에서 생활하는 노인 숫자도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어요. 이는 일본인의 식생활이 서구형으로 바뀐 데다 흰 쌀밥을 먹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현미를 주식으로 하는 전통적인 일본의 식생활 습관을 되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현미를 소화하기 쉽고, 먹기 쉽도록 하이겐키를 개발했습니다.”이와사키 사장의 현미 예찬론은 끝없이 이어진다.

“현미식은 최고의 식사법”

“현대인의 주식인 백미는 배아(胚芽)와 표피(表皮)를 깎아내고 배유(胚乳)만을 정백(精白)한 것입니다. 그러나 백미에는 쌀알에 함유된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영영소의 5%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요. 그에 비해 현미는 인간에게 필요한 45종류 영양소의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식물섬유도 풍부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려면 현미가 최선의 선택이지요.”

이러한 특징을 가진 현미, 배아, 표피에 칼슘을 첨가해 소화, 흡수를 쉽게 하기 위해 누룩균을 발효시키고 여기에 홋카이도산 대두(大豆)를 첨가한 것이 하이겐키라는 것이다. 이와사키 사장의 현미 사랑은 3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섬유 도매상의 영업사원이었던 이와사키는 만성적인 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만성위염, 변비, 불면증, 빈혈에다 감기는 늘 달고 살았다. 근근이 약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건강을 되찾으려면 식사를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난생 처음 현미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식생활과 신체의 관계, 현미의 영양소와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은 이와사키는 어떻게 하면 먹기 까다로운 현미를 쉽게 식사에 도입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효소연구가인 고(故) 오카다 에쓰지 선생이 현미를 누룩균으로 발효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갔다.
오카다 선생이 만든 현미효소를 3개월간 먹자 눈에 띄게 건강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뿐만 아니라 현미효소를 함께 먹은 가족들의 건강도 함께 좋아졌다.

체험을 통해 자연의 법칙에 따른 현미식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식사법이란 믿음을 갖게 됐고, 그 길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현미효소를 보급하는 ‘전도사’로 나섰다.이와사키 사장은 1971년 오카다 선생이 개발한 건강제품 ‘하이겐키’를 판매하는 겐마이고소를 설립했다.

지금은 10만 명이 넘는 회원과 연간 60억 엔(약 7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견실한 중소기업이 되었지만 초기에는 가족 단위의 영세기업이었다. 하지만 현미효소를 먹고 효과를 본 사람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매출이 늘어났으며, 1982년 총리에 당선된 나카소네가 건강을 위해 하이겐키를 먹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현미효소를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며 이와사키 사장에게 감사편지까지 보냈다. 이와사키 사장의 목표는 현재 10만 명의 회원을 60만 명으로 늘려 현미효소를 명실상부한 일본의 대표 건강보조식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7년 전 한국에도 총대리점을 낸 그는 “예로부터 쌀과 야채를 주식으로 먹어온 아시아 사람들이 서양식 식습관 때문에 병들어 가고 있다”며 “현미효소가 건강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담-이와사키 미니대담“약과 음식에는 경계가 없어”

허담(한의사·왼쪽): 한의학에서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약식호용(藥食互用)이라 하여 약과 음식에 경계를 두지 않습니다.

음식을 잘 먹는 게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이죠?

이와사키(겐마이고소 사장): 맞습니다. 쌀과 채소, 생선 위주의 전통 일본식은 훌륭한 건강식이었는데 서양 식습관이 침범해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허담: 식사도를 통해 현미식을 권장하시는데.

이와사키: 현미에 포함된 영양소 대부분이 정미 과정에 날아가 버립니다. 현미는 백미에 비해 비타민 B1은 약 5배, 비타민 B2는 약 2배, 비타민 E는 약 12배나 많습니다. 식물섬유도 약 6배나 되지요.

허담: 발효식품은 지혜의 산물입니다. 김치, 청국장, 막걸리 등 한국에도 훌륭한 발효식품이 많습니다. 현미효소의 뛰어난 점은 무엇입니까?

이와사키: 효소는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소화·흡수나 연소·배설 등을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현미를 누룩균으로 발효하면 몸에 좋은 각종 효소가 생기지요. 활성산소를 없애는 SOD 등 생리활성효소와 식물섬유도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미를 누룩균으로 발효시킨 식품(FBRA)이 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기후(岐阜)의대 모리 히데키(森秀樹)교수가 동물실험을 통해 밝힌 적도 있어요.

허담: 생콩은 소화하기 힘들지만 발효시킨 청국장이나 일본의 낫토는 소화, 흡수가 빠르고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군요.

이와사키: 그렇습니다. 사람의 이를 뜻하는 치(齒)라는 글자에는 쌀 미(米)가 들어 있지요. 동양사람은 빵이나 고기가 아닌 쌀을 먹는 민족입니다. 인체에 필요한 45종류 영양분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는 현미를 잘 먹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어요.

허담: 기(氣)에도 쌀 미(米)가 들어 있군요. 하늘은 사람에게 오기(五氣)를 주고, 땅은 사람에게 오미(五味)를 준다고 했습니다. 현미는 자연의 이치에 맞는 지혜로운 음식이군요.

(특별 기고) 일본에는 요메이슈, 한국에는 경옥고

건강과 병 사이에 미병(未病)이라는 단계가 있다. 딱히 병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으나 그냥 두면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만성적인 피로나 소화불량, 스트레스로 인한 어깨 결림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미병 상태에 있는 현대인이 의외로 많다. 일단 심신에 병이 들면 치유하기 힘들다. 그래서 병들지 않도록 평소 몸을 보살펴야 한다. 섭생과 운동을 통해서도 몸을 보살필 수 있지만, 우리 선조는 보약을 곁에 두고 장복하면서 건강을 챙겼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경옥고(瓊玉膏)다. 경옥고는 본래 황제가 먹었던 보약으로 귀한 옥처럼 가치 있는 고약(膏藥)이란 뜻이다. 이 보약은 중국 송나라 때 홍준이란 사람이 쓴 『홍씨 집험방(洪氏 集驗方)』이란 책에 등장한다.

홍준은 인삼, 생지황, 복령, 꿀 등을 넣어 만든 경옥고가 원기를 회복시켜주며 특히 마른기침에 효과가 좋다고 소개했다. 경옥고는 그 효과가 매우 뛰어나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상세한 설명이 실려 있다. 일본에도 요메이슈(養命酒)란 ‘국민보약’이 400년 전부터 일본인들의 건강을 지켜왔다.

인삼, 작약, 울금, 계피 등 14종의 생약으로 만든 이 술은 하루 세 번 식전과 취침 전에 2mL씩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혈행(血行)을 원활하게 해준다. 냉증, 위장 허약, 육체피로, 식욕부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요메이슈의 역사는 16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가노(長野)현에 시오자와 소칸이라는 귀족이 살고 있었는데, 폭설 속에 쓰러져 있는 한 노인을 구해 준 적이 있었다. 3년간 시오자와 집에서 식객으로 머물렀던 노인이 떠나면서 감사의 뜻으로 전해 준 게 요메이슈의 비법이다. 요메이슈는 4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일본 가정에서 애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인의 훌륭한 보약 경옥고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어 안타깝다. 모든 국민이 경옥고를 곁에 두고 꿀처럼 떠먹는다면 미병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허담 옴니허브 대표 한의사

출처.이코노미스

한방차와 라떼 만들기

“ 한방차를 진하게 우린 뒤 우유크림을 얹으면 한방차라떼가 된다.
거품 속에 흘러나오는 한방차 풍미에 입술은 색다른 맛에 취하고 만다.”

한방차를 유행에 맞게 즐기는 방법으로 라떼(우유)와 함께 하는 방법이 있다.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먼저 한방차를 진하게 우린 다음 거품이 많은 크림상의 우유를 만들어 그 위에
얹기만 하면 끝난다. 입술에 풍부하고 부드러운 우유의 매끄러운 거품이 느껴지다가 바로
진한 한방차의 풍미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색다른 맛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유에 약초를 태워 먹는 방식은 삼국시대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타락(駝酪)’이라는
명칭 으로 들어왔다. 그 후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귀족이나 황실에서는 동물의 젖
(예를 들면 우유나 양젖)에 쌀과 약재를 섞어 ‘타락죽(駝酪粥)’을 만들어 원기 회복이나 별식으로
많이 응용되었다. 그 후 동물의 젖에 다양한 허브를 사용해 마셔 왔는데 이는 그 당시에 동물의
젖을 분리시키는 교반기(攪拌機)나 정제(精製)기술이 없어서 기호성이 떨어진 것을 보완하고
또 다른 기능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예전 유목생활을 주로 해왔던 서양의 경우, 동물의 젖은 중요한 주식 가운데 하나였다.
동물의 젖으로 치즈나 버터 등 다양한 메뉴를 만드는데 그 당시에도 허브를 첨가해서 응용했다.
본격적으로 음료에 우유를 첨가하여 대중화시킨 것은 커피이다. 커피라떼, 까페라떼 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커피와 우유를 섞은 음료가 대표적인 기호 음료로 자리 잡으면서 홍차의 경우도 우유와 같이
곁들인 밀크티 같은 메뉴들이 나왔다.
이에 현재는 커피에 우유가 베리에이션되는 메뉴로 인식되지만 사실은 예전부터 허브와 우유의
궁합을 선조들은 선행하고 있던 것이다.

현재는 커피라떼, 녹차라떼 뿐만 아니라 고구마라떼, 바닐라라떼 등 많은 메뉴가 선보이고 있다.
사진에 보듯이 얼음을 가미한 한방차 아이스티에도 거품 친 우유를 얹으면 상쾌하고
부드러운 아이스 한방차라떼가 된다.

여름철은 청량감을 주는 자소엽이나 박하차 등에 응용이 가능하고 겨울철은 연엽으로 만든
백련차, 당귀차, 구기자차, 홍삼차, 황기차, 지황차 등에서 거품 친 우유로 라떼를 응용할 수 있다.

“거품 친 우유는 한방차의 향과 맛을 부드럽게 느끼도록 해줘 좋은 궁합이 아닐 수 없다 ”

기호적으로 보면 한방차에 거품 친 우유를 섞게 되면 우유에 있는 지방이 버블현상이 되면서
쓰고 기호성이 떨어지는 한방차의 향과 맛을 훨씬 부드럽게 느끼게 할 수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우유는 보온효과나 위벽 보호 등 辛味가 강하거나, 향이 강한 약재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식품 중 하나이므로 한방차와는 좋은 궁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재가 된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한방차 로스팅의 기술, 한방차의 선호도

당귀차 로스팅.

원두ㆍ 약재 특성 달라 로스팅만으로 한방차 맛내기
힘들어 맥문동 팝핑함 이용 끈적거림 해소…
당뇨환자들 큰 호응 당귀 끓이면 텁텁해…
핸드드립 하면 감칠맛ㆍ향 우러나와

커피 원두를 로스팅해 추출하는 방법은 한방차를
만들어 나가는데 많은 단초를 제공했지만,
한약재를 로스팅해 즉석에서 침출하는 일이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그것도 마시고 싶어지는 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일까지라면….

은은한 향의 당귀차.

로스팅이 잘 되는 약재라면 원하는 맛이 안 나오고,
맛이 있을 것 같은 약재는 로스팅하기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유지방 성분이 많아 잘
볶아지는 커피 원두와 비교해 섬유질이 많거나
전분질이 많은 약재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로스팅만으로 한방차의 맛을 만들어 내기가
정말 어려웠다.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예를 들면, 맥문동을 파절해서
로스팅하는 동안 맥문동의 끈적거리는 점성이
로스팅기에 달라붙어 버리는 일이다.
로스팅으로 열이 가해지면 맥문동에 있는 당분이
녹으면서 카라멜처럼 표면에 붙어버린다.
모든 것이 로스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일당귀의 뿌리.

여러 모로 연구하다 결국에 맥문동을 팝핑함으로
끈적거림을 해소했지만 파쇄할 때 로스율이 너무
높아 생산성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어렵게 만든
맥문동차가 당뇨가 있는 어르신들의 차로 많은
호응을 받았을 때 그 간의 고민이 눈 녹듯 사라지는
즐거움도 맛보았다. 한 분이 효험을 보신 후
입소문을 내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찾아주었던 것이다.

당귀를 덖으면서 당귀차의 내음을 좋아하는 층과
거부하는 층이 분명히 있음을 실감했다.
당귀는 어찌 보면 한방을 대변하는 향을 지닌 약초다. 하지만 향이 너무 강하면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느껴, 향을 약하고 은은하게 만들어 내는 기술이
필요했다. 이런 애로사항을 경주대의 박 교수와 산학
기술과제를 진행하며 연구하다, 발효를 통해서 당귀차의 향미를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당귀를 파쇄하여 균주를 접종하고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하면 당귀의 강한 향은 감소하고 맛 역시 훨씬 순하고 부드러워진다. 물론 이 때 차를 만드는 당귀는 토당귀가 아니라 일당귀를 사용해야 한다. 일당귀의 甘辛한 맛이 토당귀보다 훨씬 감미롭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당귀차를 핸드드립으로 우린 다음 꿀이나 흑설탕 등 약간의 감미료를 첨가하면 입 안을 화하게 밝히는 맛있는 차가 탄생하는 것이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당귀를 끓여서 마시는 것과 핸드드립으로 즉석 침출해 마시는 방법을 비교하면 중요한 맛의 차이가 있다. 당귀를 끓이게 되면 전분질이 우러나와 텁텁해지지만 핸드드립은 감칠맛과 깔끔한 맛이 당귀향을 감싸고 우러나오기 때문에 전혀 다른 맛이 된다.

은은한 당귀향은 한방을 좋아하는 계층에서 높은 선호도를 가지고 있다. 당귀향을 맡으면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 절로 난다는 사람들…. 한국인들의 핏속엔 한방 선호도가 높은 DNA가 있지 않을까.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한방차, 로스팅, 그리고 炮製

신맛 단맛 쓴맛 등 한방차 풍미는 로스팅 기술서 나와 원두커피처럼 약재도 볶음도에 따라 피크
모양새 달라 한방 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수단으로는 한방차가 제격

    당귀차 로스팅 과정

한약재를 선별하고 적당한 크기의 입자로 파쇄한 뒤 추출해 시음해 볼 수 있지만, 한방차의 풍미와
기능을 만들어 내는 핵심고리는 역시 로스팅의 기술에서 나온다. 아무 맛도 없는 원두 역시
로스팅 과정을 거쳐 만인의 음료로 탄생하듯이 커피 원두의 산지와 종에 따른 다양한 로스팅의
방법이 신맛, 단맛, 쓴맛의 절묘한 배합을 거치며 애호가들의 기호를 자극하는 것이다.

    원두커피 로스팅 과정

아랍권에서 출발한 커피는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각국의 식음료 문화와 결합해 성장하면서 현재는
거대 산업을 이끌게 됐다. “아!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출발한 한방차 문화가 세계화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계속 글을 써내려 간다.

한방의 장점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한방차가 딱이다. 한방차를 식음료 문화의
한 부분으로 정착시키려면 기능성도 중요하지만 기호성 역시 너무나 중요한 요인이기에 우리가
취약한 기호성을 어떻게 만들어 낼까를 고민하다 커피의 섬세한 로스팅 기술에 주목하게 되었다.

종과 산지 그리고 숙성도가 다른 다양한 원두를 가지고, 원두의 성분들이 열에 의해 화학적 변화를
거치며 미세하게 차이가 나는 다양한 맛을 창출하는 과정을 적확히 감별하려다 보니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아내의 도움으로 17년 동안 일본에서 로스팅 기술을 연구해온
김 선생을 만나 커피와 한방과의 맛내기를 연구해 보았다.

커피를 볶는 작업은 매니아층이 두터운 일본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작업인가 보다.
주로 머신을 이용해 로스팅하거나 추출하는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일본에선 ‘수제 커피’가 한
분야를 이루고 있다. 일본에서 발달한 녹차문화와 커피가 접목하면서 생겨난 문화적 특성이리라.
커피를 볶는 기술을 가진 장인은 일파를 이룬다. 최근 한국에도 원두커피 문화가 늘면서
초기 로스팅 기술을 전파한 사람을 중심으로 사단이 형성되고 있는 모양이다.

몇년 전 한약의 포제기술을 과학화하는 과정에서 볶음과정의 정량화를 시도해 보았다.
炒한다는 것, 어느 정도 볶아서 어느 정도의 화학적 성분 변화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정량화해야
하는지 정부의 기술과제를 신청해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약재 하나하나를 초해 본다. 초초, 가볍게 볶는다. 초황, 노르스름하게 뽂는다.
초흑, 태울 만큼 볶는다. 30여 가지 종류의 약재를 가지고 LC와 GC 등 분석장비를 통해
내부의 성분 피크를 탐사해 보았다. 초의 과정마다 피크의 모양새가 다르게 나타난 것을 보고,
볶음 즉 초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

스타벅스 커피는 강배전하여 쓴맛을 강하게 한 다음 에소프레스로 진하게 뽑아 커피의 진한
향미를 즐긴다. 거기에 우유와 시럽을 첨가하여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만들어 낸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본사람들은 커피에 담겨진 숨은 신맛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핸드드립 방식으로 온도와 물의 통과속도를 조절하며 커피 속에 숨겨진 다양한 맛을 찾아내
즐기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허담/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한의사 허담이 쓰는 한방차 이야기(4)

즉석 한방차 향미가 상상력의 나래 자극하고…

물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깔과 향기
황기차 식혀 마시면 커피맛과 비슷해
소엽차 색깔 변화에 있어서 카멜레온

▲ 황기의 핸드드립 추출

한방차를 시음하기 위해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일단 원재료 본래의 맛을 알아야 포제를
통하여 맛을 조정할 수가 있다. 파쇄기를 통해
약재를 일정한 입자 크기로 만들기만 하면 바로
다관이나 걸름망을 통해 시음해 볼 수 있다.
이 때 원두커피의 추출방식인 핸드드립을
이용하면 다관에서 우려내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도 고급스러운 맛을 음미할 수 있다.

그럼 방법을 알아보자. 깔때기에 걸름종이를 접어 올린 다음 입자로 만든 약재를 깔때기의
반 정도 차도록 담는다. 핸드드립 주전자에 끓인 물을 담고 천천히 드립해 들어가면서
약재입자가 물에 적셔 들어가는 정도를 보고 드립의 속도와 위치를 조정한다.
되도록 천천히 일정하게 골고루 드립하는 것이 약재의 향미를 품어내게 하는데 좋다.

▲ 추출된 황기차. 식으면 연한 커피맛이 된다.

원두커피의 핸드드립과 마찬가지로 추출되는
향미는 약재의 분쇄 정도와 물을 따르는 속도와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번 행하면서 원하는 맛을 찾아내어야 한다.
또한 약재에 따라 찬 물에서 뜨거운 물까지 다양한
온도를 이용해 드립해 가면서 시음해 보면 어느
온도에서 최적의 색깔과 향미가 나오는 지
알 수가 있다. 원두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 때 풍겨져 나오는 커피의 향을 즐기는 것과
똑같이 약재 고유의 향미를 즐길 수가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물이 약재의 입자를
통과해 약재의 향미를 담아서 나올 때 그것을 즉석에서 맛을 본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의 나래가 펼쳐진다.

▲ 자소엽의 핸드드립 추출

백 가지 천 가지의 맛. 탕으로 끓이지 않고 화학적인 최소의 변화를 가지고 바로 즉석에서 음미할 수
있는 것. 날 것! 하나도 조정되지 않고 가미되지
않은 맛. 한약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약재의
벡터 방향의 단초를 알게 해주는 이 맛.
아! 한동안 감동이었다.

황기는 세로로 된 섬유질이 많아 직각절단을 한 후 파쇄하면 고른 입자를 얻을 수 있다.
그냥 우리면 맛이 밋밋하기에 로스팅으로 조직을 팽화시켜 물이 잘 스며들도록 한 후
드립하여 추출한다. 마치 연한 커피색처럼 추출되는 데 식혀서 마시면 커피와 맛이 비슷하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대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나 할까.

여러 가지 약재 중에서 특히 소엽의 추출은 색깔의 변화에 있어서 카멜레온이다. 뜨거운 물
추출에선 바로 군청색이 튀어 나오지만 찬물이 되는 순간 바로 보라색으로 변한다.
드립하는 물의 온도에 따라 천연색의 칼라가 튀어 나는 것이다. 이 때 레몬 몇 방울을
첨가하면 다시 분홍에서 빨강으로 색깔을 갈아입는다. 보는 사람은 마치 마술을 보는 듯
신기하게 바라본다. 소엽의 풀내음이 거슬리는 사람은 약간의 로스팅으로도 맛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옴니허브가 개발한 양차.

자연의 맛에 기호성 살린 약차 개발

녹차 원두커피처럼 즉석 침출에 효능 기대
약재 일정 크기로 절단• 파쇄하는 게 관건
여러 실험중 파쇄기 상해 박람회장서 발견

많은 한약재를 만지작거리며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다 내가 처음으로 만들고 싶었던 한방차는
약재를 끓여서 마시는 것보다
녹차나 원두커피처럼 즉석에서 바로 침출하여 우려먹을 수
있으면서도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단맛을 첨가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맛으로 어느 정도 기호성이 있는 그런 종류의 약재를 차로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차관에 우러나올 수 있는 크기로 약재를 자르거나 파쇄하는 것이 중요했다. 분말을 할 수 있는 기계는 많았지만 일정한 크기로 파쇄할 수 있는 기계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분말이 되면 가루가 섞여 나와 혼탁해져 차라고 할 수 없었다.

약재의 가루를 백필터에 넣어 우려내 보기도 하고 커피메이커에 넣어 우리는 등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하던 차에 원하던 파쇄기계를 상해의 제약 및 식품기계 박람회장에서 발견했다.

중국에서 공수한 파쇄기.


기계는 담배잎과 줄기를 일정한 크기로 파쇄할 수 있는 경엽분쇄기로 입자를 자동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작은 모델이라 실험실에서 쓸 수 있는 크기였다. 약재도 파쇄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커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나 기뻐 알고 지내던 중국인 동생에게 부탁해 회사를 알아 놓으라고 했다. 중국에서 먼저 약재를 가지고 실험을 해본 뒤 가능하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해 놓았는데 마침 연락이 왔다. 가능한 것 같으니 들어오시라고…. 

파쇄기로 분쇄한 한방차 재료.


상해를 한달음에 뛰듯이 날아갔다. 전분이 많은 뿌리약재, 섬유질이 많은 껍질약재, 연약한 화류, 옆류, 그리고 곡물류의 약재 등 여러 타입의 약재를 가지고 말이다.

상해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도시다. 찾으면 정말 없는 것이 없을 만큼 다양한 골목길과 거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네 청계천 같은 작은 공구상가 같은 곳을 찾아갔다. 중국인 사장은 미국에 전시하고 온 기계가 한 대라서 별도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가져간 약재를 테스트해 보니 생각한 대로 일정한 크기로 커팅이 되는 것 같아 급한 마음에 그 기계를 그대로 전기코드만 바꾸어서 수출해 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왔다.
한 달쯤 지나 기계를 포장한 나무상자가 부서진 채로 도착했다. 다행히 기계는 작동을 했다. 각종 한약재를 일정한 크기로 커팅해 나갔다. 물론 다시 채로 쳐서 일정한 사이즈만 골라야 했지만 한약재 그대로의 맛을 침출해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너무 좋았던 시간이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민족의학신문

중국의 약차

약차문화 중국인 일상에 깊이 뿌리내려 대중적 성공 거둔 광동성 凉茶 ‘王老吉’
노양차, 유네스코 비물질문화유산 신청

약재의 산지를 보러 중국을 다니며 틈이 나면 중의약 관련 서점을 둘러보았다. 중국엔 중의약에 관련된 인원이 많은 관계로 우리보단 훨씬 더 풍부한 전적(典籍)들이 있기 때문이다. 생활한방에 관심이 있던 터라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차제(茶劑)와 주제(酒劑)에 관련한 많은 책을 수집해 보았다. 책의 종류는 워낙 다양해 중국의 인민들이 쉽게 가정에서 우려 마실 수 있도록 만든 간단한 간이방 모음집도 있고, 전문가를 위한 많은 처방이 수록되어 있는 아주 두꺼운 책들도 있었다.

차제는 어떠어떠한 질환에 몇 종류의 약재를 조합해 차처럼 끓여 먹어라는 방법을 적어 놓은 경험방이나 민간방의 성격이지만, 중국 전역에서 모아진 터라 구성되는 약재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다. 책을 보고 있으면 중국인의 삶 속에 약차문화가 깊이 뿌리내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역시 차처럼 마실 수 있는 민간방들이 있지만 기록의 양으로 볼 때는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중국의 약차로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왕라오지(王老吉)라는 광동성의 양차(凉茶)다. 현재 코카콜라를 위협할 정도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캔음료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광동성은 예로부터 학질이 많이 발생하고 비가 많은 고온 다습한 지역이라 더위를 예방하고 습기를 제거하는 약들이 필요했다. 이러한 기후적인 환경을 이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약재를 처방하여 약한 불에 장시간 달인 후 식혀서 음료처럼 복용한 것이 광동성 양차였다.

양차(凉茶)는 갈색이며 빙당을 가해 약한 단맛이 나는 데, 감기로 인한 열과 과로로 인해 목이 타거나 입이 마를 때, 체열로 소변이 탁해질 때 마시면 증상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래서 광동지역 사람들은 몸에 해로운 탄산음료보다 건강을 챙겨주는 양차(凉茶)를 늘 곁에 두고 습관처럼 마시곤 했다. 이 때문에 광동성의 양차(凉茶)는 100년 이상 광동성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음료가 된 것이다.

이러한 전통약차를 쟈또바오그룹이 대중적인 캔음료로 출시하면서 코카콜라를 밀어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지금은 중국의 어느 조그만 슈퍼에서도 쉽게 왕라오지 캔을 구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왕라오지 양차(凉茶)의 성공으로 광동성 정부와 문화청, 식품업협회에서는 2005년 8월에 王老吉, 황진룡, 양화당, 익화당, 건생당 등 노양차를 광동성 식품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유네스코에 비물질문화유산 신청을 마쳤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의학의 가능성을, 우리도 전통 한의학을 기초로 한 상품을 개발하여 대중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차제(茶劑)는 차처럼 가볍게 부담 없이 자주 마실 수 있으면서 병을 고쳐야 한다. 그러나 맛이 없어 기호성이 떨어진다면 아마 차처럼 마실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약차처방은 맛이 없는 부분을 빙탕(氷糖) 즉 설탕을 만들기 전의 원당을 넣어 단맛으로 맛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왕라오지는 중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너무 많은 당을 사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듯 하지만….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야생마 길들이기 한방차

한약재 관련 전통차 출현, 동서양 막론 우리가 처음

한의사 허담이 쓰는 한방차 이야기(1)
한의사로서 10여 년 간을 약재의 산지를 찾아다니며 약재에 대한 애정이 깊이 들었다. 약재를 연구하며 한방을 생활 속에 응용할 방안을 찾다보니 거기에 한방차가 있었다.

에필로그
동양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자연을 받아들이고 자연의 소산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익숙하다. 문화가 시작될 무렵의 고대인들은 주변의 많은 초근목피들을 맛보고 달여 먹으며 생활 속으로 그것들을 불러들였다. 이것이 아마 건강을 희구하고 질병을 치료하려는 초기 약의 형태일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정리되고 기록되면서 본초학의 체계가 잡혔다. 한방차의 역사는 본초학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한약재나 약초를 차처럼 우려마시거나 달여서 음용하는 한방차는 내 건강을 위해 찾아먹는 귀한 음료이다. 차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방차를 녹차의 대용차로 바라보기보다는 오히려 녹차 역시 자연의 소산물로 보아 한방차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본초서에 차엽도 많은 약재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단지 시각의 차이일 뿐이다.
한의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젊은 사람들이 한방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방을 어떻게 그들에게 설명할까. 잠시라도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들어가면 청량한 자연의 냄새가 우리를 반긴다. 들판에 핀 이름 모를 꽃도 저 나름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향기가 있으며 조금만 더 걸어올라 숲속으로 들어가면 숲이 주는 방향은 코 끝을 상쾌하게 자극하여 온몸에 싱그러움을 전한다. 우리가 자연에서 만나는 풀뿌리 나무껍데기 초근목피가 바로 한약재와 동질이 아니든가.
자연이 주는 냄새, 포근함, 다양한 질감, 천연색색의 조화로움을 연출하는 방법으로 한방을 얘기해 보자. 풀잎 열매 꽃 뿌리 나무껍질 등 한약재가 되는 소재를 차로 우려마시는 일은 그다지 간단치 않다. 약재의 물성을 알아내 향미가 바로 침출이 되도록 가공하는 일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그것이 재미이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소재를 섞어 분량을 조절하고 적절한 맛과 향 등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연출하는 일, 그리고 각각의 효능을 설명하는 일까지 한방차를 만들고 배우는 과정은 단순히 다도를 익히고 커피를 배우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마치 넓게 펼쳐진 자연을 한 잔의 찻잔에 담아내는 일과 같은….
이 모든 과정은 우리 한의학의 비조인 신농씨가 백초의 맛을 보아 본초를 정리해 나가는 일과 매우 닮았다. 사람들에게서 한방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 가고 있는 이 때 우리 한방을 이렇게 풀어내는 것도 한 방편이리라고 생각한다.

야생마 길들이기 한방차
한방차라고 할까, 천연물차라고 할까? 자연이 준 선물, 초근목피를 우려마시는 일은 예측하지 못한 생경하고 다양한 맛을 길들이고 튜닝하는 작업이다. 마치 자연에 뛰놀던 거친 야생마를 길들이는 것과 같이 원재료들은 쉽게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다. 오랜 세월 동안 기호로 마셔온 차와 커피 그리고 단맛에 길들여진 입맛에 거칠게 다가오는 생경한 천연의 맛이 맞을 리가 없다. 마치 노도와 같이 들판을 달리는 야생마처럼…. 그것들은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한다.
덖기 전의 찻잎은 풀냄새와 떫은맛이 진동하고, 로스팅하기 전 커피 원두는 아무 맛이 없다. 하물며 차와 커피도 이러할진대 한약재는 어떠할까. 애정을 가지고 말갈기를 쓰다듬고 귀에다가 속삭이는 것처럼 이리저리 굴려보고 볶아보고 튀겨보고 우러나오는 맛을 찾아내 정리하고 다듬어 나가면 차와 커피와는 다른 독특한 영역이 나타난다. 이것이 한방차를 만들어 가면서 즐기는 일이다. 한약재와 관련한 이러한 다양한 처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천연의 칼라 안토시아닌
2005년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위한 코드로 자연이 지닌 아름다운 천연의 색을 한방차로 표현해 보았다. 붉은 색의 오미자, 노랑색의 귤피, 보라색의 자소엽이 그것이다. 얼굴이 붉은 사람은 오미자를 마시면 좋다. 스트레스를 자주 받아 생긴 화로 인해 달아오른 열기를 가라앉혀 준다. 선약이라고도 불리는 오미자는 이외에도 간기능 개선 고지혈증 예방 심혈관 기능 강화 등 작용이 있어 대표적인 장수식품이 된다. 항균작용이 강해 붉게 올라오는 여드름에도 효과가 있다.
얼굴이 노르스름한 사람은 귤피를 마시면 좋다. 귤은 알맹이보다 껍질에 중요한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특히 비위를 도와 사지 말단의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돕고 몸을 가볍게 만든다. 행기작용을 하는 귤피는 운동을 많이 못하는 요즘 사람들이 속이 더부룩할 때 마셔도 효과가 있다.
얼굴이 보랏빛인 사람(기미가 끼인 듯이 혈색이 어두워 보이는 사람)은 자소엽을 마시면 좋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합쳐져 생성되는 보라색은 몸에 어혈이 있어 혈색이 탁한 것을 맑게 한다. 피부 점막에 좁살 같이 뭔가 생기거나 피부 트러블이 있는 사람들이 마시면 몸을 맑게 만들어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또 육류나 생선류를 먹고 난 후 혹시나 있을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여 장의 트러블을 막아준다. 우울할 때 마시면 기분을 가볍게 한다.
하지만 시중에서 오미자, 귤피, 자소엽을 사서 뜨거운 물에 우려보라. 칼라와 향미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오미자가 오미자 특유의 붉은색을 나타내고, 귤피가 귤 특유의 향긋한 내음을 발하고, 자소엽이 군청과 보라, 빨강의 색의 파노라마를 연출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작업을 해야 한다.
다음 시간엔 그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자.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허담·이정주 전문가 2인 대담
아침 사과 알고 보면 ‘독’…잠자는 시간 규칙적으로 지켜야

지구상 모든 동물은 성장기의 5배를 살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다. 2~3년이면 성장이 멈추는 개는
10~15년, 3~4년이면 다 자라는

호랑이는 15~20년을 사는 식이다. 인간은 어떠한가? 이르면 20살, 늦어도 25살이면 성장기가
끝난다고 하면, 100~125살까지는 살아야 설계도에 부합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20년 이상의 수명이 어딘가로 새고 있다는 얘기다.
한의사인 허담 옴니허브 대표와 의사 겸 한의사 이정주 네이처 해독치유센터 대표원장이
숨겨진 20년의 수명을 찾아내는 방법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사회자
얼마 전 영국 BBC방송에서 “인간이 1000살까지 사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다소 황당무계한 얘기로 들리는데요, 두 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허담
이미 100세 시대가 코앞이니 꼭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죠. 특히 인간이 사망원인들을
극복해 나가는 속도를 보면 적어도 죽음을 막거나 늦추는 것은 의지대로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주
가능 여부를 떠나 조금 섬뜩하네요. 그렇게까지 오래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지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자
일단은 현실적으로 100세 시대를 맞을 방법에 관해 논의했으면 합니다.
100살까지 살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통상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은
보양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불로장생을 위한 보양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정주
사실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먹는 습관과 시간이 중요합니다. 적게 먹고 많이 씹고, 제때
편하게 먹는 식사가 장수 비결이죠. 100세 이상 사는 분들은 대부분 적게 먹고 슬로푸드를 선호합니다.

허담
아시다시피 한방에는 체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체질에 따라 몸에 맞는 음식도
달리해야 100수를 누릴 수 있어요. 단순히 태양인이니 소음인이니 하는 구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설사가 잦고 몸이 찬 사람은 차가운
음식을 피해야 하고 소화력이 강한 사람은 섬유질을 먹어야 장수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마음껏 먹으면서도 100세를 누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을 테고, 참아야 할 것도 있을 듯합니다.
체질이나 나이 등에 관계없이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면?

허담
저는 해초와 해조류를 많이 드시라고 말하고 싶네요. 특히 겨울에 해초와 해조류를 많이
먹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 생산된 해초와 해조류가 영양성분이 가장 뛰어나거든요.
그리고 녹색채소 중에서는 상추류를 권장합니다. 상추류는 머리와 몸을 맑게 하고 대변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반면 젓갈류와 튀김류, 특히 만든 지 하루 이상 지난 튀김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정주
저는 특정 식품보다는 제철음식과 유기농으로 재배된 음식을 권합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 만큼, 아무래도 자연 방식으로 만든 제철 음식이 우리 생체리듬과도
가장 잘 어울리거든요. 그리고 열을 가하지 않은 음식, 예를 들어 들깨나 호두 같은 자연식도 좋습니다.

사회자
아침식사 얘기가 나온 김에 사과 얘기도 해볼까 합니다.
흔히 ‘아침 사과는 금이요, 밤 사과는 독’이라 해서 아침에 먹는 사과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들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정주
아마 잘못된 건강상식 중에서도 가장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변비 때문에 고생하는 분이 아니라면 아침에는 사과를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은 아직 우리 몸이 제대로 가동되기 전이기 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드셔야 기운을 돋우고
몸속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굳이 아침에 사과를 먹어야겠다면 식사를 마친 뒤 후식으로 좋습니다.

허담
장수하는 사람이 많고 역사가 오래된 나라의 아침식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본은 된장국을 곁들인 생선을 먹고, 중국은 죽, 유럽은 수프를 먹습니다.
모두 따뜻하고 걸쭉한 것들이죠. 장수하려면 기본적으로 차가운 음식을 피해야 하는데,
특히 아침에 찬 음식을 먹는 것은 수명을 줄이는 행위입니다. 냉수건 주스건 녹즙이건 차가운
음식은 다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먹는 얘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운동 얘기를 여쭤보겠습니다.
건강하고 오래 살려면 운동은 필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어떤 운동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인데요,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방법을 소개해 주시죠.

이정주
운동에 대한 강박관념부터 버려야 합니다.
과도한 운동은 몸에 독소를 만들고 생명에너지를 갉아 먹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평균 수명이 보통사람보다
짧다는 통계도 있어요. 몸을 혹사하면서 운동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고, 피로하지 않고
마음이 즐거울 정도만 하면 됩니다. 피트니스센터 같은 실내를 피하고
햇빛과 자연이 있는 곳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허담
다들 운동 노이로제에 걸려 있어요. 칼로리를 얼마나 소모했나, 몇 ㎞를 걸었나 따져봅니다.
목표치에 미달하면 죄책감을 느끼죠. 현대인들에게 운동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자
우리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에 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자는
시간 자체도 줄고, 특히 밤잠이 없어진다고들 합니다.
어떻게 자는 것이 100살까지 건강하게 사는 방법일까요?

허담
우리나라는 최근 밤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오랜 수면리듬이 깨졌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몸에 이상이 생긴 분이 많습니다.
우리 몸에 이롭게 하려면 밤 11시~새벽 3시는 반드시 자야 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 시기가 아님에도 신경이 날카롭다면 수면리듬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이런 분들은 자율신경이 제자리를 찾도록 늦게 자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잠은 몇 시간 자느냐보다 꼭 자야 하는 타이밍을 지켜 자는 규칙적인 수면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정주
조명이 발달하면서 밤이 낮처럼 변하고, 이 때문에 호르몬이 교란된 상태입니다.
현대의학에서는 만성피로의 종착역을 불면증이라고 보는데요,
불면증이 오면 간과 담낭이 손상됩니다. 두 장기는 우리 몸이 정리정돈을 하는 데 작용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처럼 사회 시스템이 밤에 맞춰지는 것은 장수문화와는 역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낮잠을 좀 자면 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야 할 시간에 자는 것이 가장 좋겠죠.

사회자
 ‘좋은 음식 먹고, 잘 자고, 적당히 운동하라’,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세부적인 것들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100살까지 살기 위해 명심해야 할 얘기들이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허담
한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처방은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젊은이들에게 좋은 방법과 노인에게 좋은 방편은 당연히 다르겠죠.
나이가 들어 대사기능이 떨어지면 이를 보완해 주어야 신체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육체는 알고 보면 기계와 비슷한 측면이 강하거든요. 좋은 기계는 100년을 써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 몸도 잘 갈고닦으면 100살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정주
인간의 신체는 의식의 지배를 받습니다. 고장 난 냉동창고에 갇혀 얼어 죽은 사람 얘기를 아실 겁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세포는 의식이 늙으라고 명령하면 퇴화하지만, 늙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노화를 멈춥니다. 실제로 60살이면 아직 청춘이라는 사회적 의식이 평균 수명 80살 시대를 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100살까지 사는 것은 기본이라고 진심으로 믿으면 우리 몸은 100살이 될 때까지
신체활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출처. 사회·정리=정일환 기자·wha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