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bes]에 실린 기사입니다.

백약(藥)보다 효능이 뛰어난 것이 자연이다.

자연이 주는 좋은 음식,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이에 못지않게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걷기’다. 한의사인 필자도 걸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걸으면서 식욕을 돋운다.

걷기 전에는 텁텁해진 입안을 개운하게 양치하는 것이 좋다. 산길을 걸으면 호흡과 함께 입안에서 달콤한 침이 나오기 때문이다. 단침을 삼킬 수 있다는 것은 걷기의 커다란 덤이다. 한방에서는 단전 호흡이나 기공 수련 중에 나오는 달콤한 침을 ‘금진옥액(金津玉液)’이라 표현한다. 금과 옥처럼 귀한 진액 성분이란 뜻이다. 매일 아침 걸으면서 이 귀한 금진옥액을 삼키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것 같지 않은가.

한의원에서 비만체질 개선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환자들을 만나보니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불었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우리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긴장이 돼 몸을 더욱 단단하고 굳게 만들어 공격에 대한 응전 태세를 갖추게 된다.

이때 혈중 지방질의 농도가 증가한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뒷머리와 목덜미, 어깨를 감싸는 승모근의 긴장이 팽팽해진다. 다행히(?) 치고받고 싸우는 과정에 혈중 지방질이 제 용도대로 쓰임을 다한다면 지방질이 축적되지 않겠지만, 혼자 분을 참고 삭이거나 음식이나 술로 스트레스를 달래면 혈중 지방질이 쌓여 비만이 시작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것이 바로 걷기다.

척추에 자극이 올 정도로 양쪽 어깨를 흔들며 약간 빨리 걸으면 금방 몸에서 땀이 흐른다. 걸을 때 우리 몸을 위한 목적의식을 떠올리는 것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살은 잘 빠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럴 땐 걷고 또 걸어보라. 한 주만 걸으면 달라진 몸과 마음을 경험할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17차’나 ‘옥수수수염차’ 같은 음료가 뜨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탄산음료를 몰아낼 정도라니 그 위세를 알만하다. 마시고 난 음료수 페트병에 끓인 옥수수나 보리차를 넣어 마시는 젊은이들도 있다 하니 건강을 위해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걸으면 땀을 통해 몸속의 수분이 배출되기 때문에 반드시 이를 보충해 줘야 한다. 생수도 무난하지만 여기에 녹차나 한방차 티백 하나를 넣고 우려내 마시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오래 걸을 때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차로는 오미자 · 구기자 · 오가피 차를 권할 만하다.

물을 끓인 후 차갑게 식힌 다음 페트병에 담아 좋아하는 차를 걸으면서 수시로 마시면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도 너끈히 넘길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갈증 해소와 피로 회복을 위해선 차갑게 우려낸 오미자차를 권한다.

큰 아이가 고3 수험생인데 공부하느라 심신이 지쳐 있길래 학원에 갈 때 냉오미자차를 만들어 페트병에 담아줬더니 계속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필자처럼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형이 있다면 냉오미자차를 마시게 해보라. 맛도 있어 탄산음료를 줄일 수 있는 데다 피로감도 덜해지고 집중력이 강해질 것이다.

걸으면서 살을 빼고 싶은 사람에게는 귤피차나 옥수수수염차, 메밀차를 권한다. 이들 차는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찬물에도 잘 우려지는 티백이 시판되고 있으므로 이를 구입해 생수병에 담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