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bes]에 실린 2007년 2월의 기사입니다.

‘바람 잡는 남자’ 박상동과의 만남

“ 중풍 걸리면 열 손가락 찔러 피를 내라”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중풍 발병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풍은 혈관의 노화로 인해 전신이나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병이다. 요즘엔 식습관과 환경 때문에 젊은 층에도 중풍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의사 허담이 38년 동안 중풍을 치료해 온 ‘바람 잡는 남자’ 동서한방병원의 박상동 이사장을 만나 중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허담(이하 허)
: 흔히 중풍은 나이가 들어 갑자기 찾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중풍에 걸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중풍은 어떤 병입니까.

박상동(이하 박) : 한방에선 중풍이 인체 생리 현상의 부조화로 발생한다고 봅니다.
      중풍은 풍(風), 화(火), 담(痰), 허(虛)에서 비롯되는데 풍은 인체 내부의 신진대사 장애, 신경에 대
      한 과도한 부담에 의해 생성된 나쁜 기운의 바람을 뜻합니다.
      화는 불을 말하죠.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인체의 기운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한곳에 뭉치면서 화가 발생합니다. 화가 머리로 올라가면 안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어
      지럽거나 식은 땀을 흘리는 증세가 나타납니다. 이것이 바로 화병이죠. 화가 심해지면 중풍을 일
      으키게 됩니다. 담은 한방에서 ‘습담’이라고 부르는 비 생리적인 체액을 말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가래가 많아지는데 이것이 담입니다. 담은 호흡기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몸 어디에서든

      생길 수 있습니다. 중풍의 원인인 담은 혈액 속의 담입니다.

      허는 허약하다는 의미로서 기운의 허약과 노화를 뜻합니다. 인체가 허약하면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혈액 속에 찌꺼기가 많이 쌓이게 됩니다. 신체의 오장육부가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
      고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면 중풍이 발병하기 쉽습니다.

 

* 중풍의 원인과 예방,치료법

1) 원인

    – 신진대사 장애, 스트레스
    – 혈관노화로 인한 동맥경화
    – 고혈압,당뇨,고지혈,비만
    – 연령,가족력
    – 과도한 음주, 흡연

2) 예방치료법

    – 양능천 혈에 침
    – 버섯, 양파, 누에 가루 복용
    – 사과, 매실 등 유기산 섭취
    – 뽕잎, 감잎, 두충차 등 음용
    – 녹황색 채소류,해초류 섭취


: 최근엔 30~40대에서도 중풍이 늘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생활습관 때문에 발병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게 아닙니까.
: 그렇습니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노인만 중풍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 비만, 흡연
      등으로 중풍 환자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현대인의 잘못된 식생활 습관
      때문입니다. 기름기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다 보니 젊은 나이에도 비만과 고지혈증에 걸린 사람
      이 늘어나고 있죠.
      각종 공해와 스트레스, 격무도 혈액을 일찍 탁하게 만들어 중풍의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
      니다. 특히 불안이나 심신 소모에 의한 스트레스는 당뇨병의 위험요인이 될 뿐 아니라 만병의 근원
      이 됩니다. 긴장하거나 충격을 받을 때 혈압이 갑자기 오르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심장과 뇌에
     부담을 줍니다. 이것이 바로 중풍을 유발하는 원인입니다.

 

: 청소년들에게도 뇌혈관 질환이 나타난다고 하던데요.
: 소아기의 어린이는 뇌혈관의 협착이나 폐색 때문에 동맥이 좁아져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서 발작을 일으킵니다. 어린이가 심하게 울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은 후, 운동을 한 후에 특히 발작
      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과격한 호흡으로 뇌혈관을 수축시켜 일시적으로 혈류를 격감
      시키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평소 주의해야 합니다.

 

: 중풍의 가장 큰 원인은 혈관의 노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노화나 유전적인 요인을 배제할 수는 없겠죠?
: 사람은 혈관에서 늙는다고 하죠. 혈관의 노화는 동맥경화를 진행시키고 중풍은 그 결과로 발병합니
      다. 하지만 혈관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은 평소 생활습관만 바로잡으면 가능합니다. 발병후에 허
      겁지겁 치료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중풍에 걸
      리기 쉬운 위험인자를 하나라도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중풍의 위험인자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조절할 수 없는 요인인 연령, 성별, 가족력이 있습
      니다. 예컨대 뇌혈관이나 뇌동맥류 기형 등입니다. 두 번째는 조절가능한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
      뇨, 음주, 흡연, 고지혈, 비만 등입니다. 이는 자신의 노력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 이사장님은 중풍과 같은 뇌혈관 질환을 어떻게 치료합니까
: 한방 치료는 침, 뜸, 약물, 재활치료로 나뉩니다. 특히 침은 양능천 혈을 중심으로 치료하고 있습니
      다. 저를 비롯한 우리 병원 연구진과 카톨릭 의대와 성모병원 연구진이 공동연구를 한 결과, 양능
      천에 침을 놓았던 실험대상 그룹이 다른 곳에 침을 놓았던 그룹에 비해 뇌의 운동 피질이 눈에 띄
      게 활성화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몸의 마비를 침술로도 풀 수 있다는 과학적인 타당성을 확인시
      켜준 겁니다. 한방과학에 돛을 올린 것과 같은 쾌거였습니다. 해외 의학 저널에도 게재됐을 정도로
      의학계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 저도 평소 약재를 연구하면서 음식이나 차로 간단하게 중풍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습니
      다. 피를 맑게 해주는 버섯류나 양파, 누에 가루 등이 중풍 예방에 뛰어난 것 같습니다. 과일 중에
      선 사과나 매실 등 유기산이 들어있는 것들이 효과적이고, 최근 시중에 나오는 초산 음료도 혈
      액을 맑게 해줍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차로 마시면서 예방할 수 있는 방안도 알아봤습니다.
      뽕잎, 감잎, 두충잎, 솔잎, 대나무 잎 등은 혈액을 맑게 해주고, 구기자, 오미자, 모과, 결명자 등
      은 신경 피로나 스트레스 등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러 줘 중풍 예방에 좋습니다. 평소엔 비타민
      B와 C가 많이 들어 있는 녹황색 채소류나 해초류, 연근, 다시마, 미나리, 우엉 뿌리, 마늘 같은

      향신료자주 섭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특히 평소에 커피보다 를 마시며 중풍을 예방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청국장도 그 효능이 정말 뛰어 납니다.

 

: 중풍이 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는 증상이 있을까요.
: 어지러움이나 이유없는 두통,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귀에 소리가 난다면 중풍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말이 둔해지거나, 중심이 흔들리는 증상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는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 중풍에 걸렸을 때 응급상황에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제가 38년 동안 중풍 환자들을 지켜봤는데 하루에 응급센터에 실려오는 중풍 환자만 해오 30~50명
      에 달합니다. 응급상황일 땐 자기공명 단층촬영장치(MRI)나 컴퓨터 단층촬용(CT)을 하는 것도 중
      요하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손가락 열개를 침으로 따주는 겁니다. 침이 없다면 바늘 등으로 손
      가락 끝을 가볍게 눌러 피를 내주면 응급처치가 됩니다. 중풍은 혈관이 풍선처럼 팽창됐다가 결국
      터지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피를 빼주면 예방이 되는 것입니다.